
사진 촬영은 특별한 장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 산책하듯 걸으면서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걸으면서 사진을 찍을 때 알아두면 유용한 두 가지 습관을 소개합니다.
첫째는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는 습관
둘째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주변을 관찰하는 습관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평범한 산책길에서 특별한 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의 핵심 걷는 습관
사진을 찍으며 산책할 때 가장 쉽게 놓치는 것이 바로 지나온 길입니다. 앞만 보고 걷다 보면 뒤쪽 풍경은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같은 장소라도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사진이 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어떤 거리를 지나갈 때는 평범해 보였던 가로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10걸음쯤 더 가서 뒤를 돌아보니 햇빛이 가로등 뒤에서 비치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뒤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장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는 이렇습니다. 앞으로만 보지 말고 10걸음에서 20걸음마다 한 번씩 뒤를 돌아보세요. 빛이 비치는 방향이 달라지면 같은 풍경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보입니다.
왜 뒤돌아보면 다른 사진이 나올까요?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 빛의 방향 변화
앞에서 올 때와 뒤에서 비출 때 빛이 사물에 닿는 각도가 달라집니다. 특히 역광(Backlight - 뒤에서 오는 빛)은 찍고 싶은 대상 주변에 빛 테두리를 만들어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마치 대상을 감싸는 후광처럼 보이는 효과입니다.
두 번째 : 구도(Composition - 사진 안에 사물이나 상황을 배치하는 방법) 변화
같은 거리를 걸어도 뒤에서 바라보면 건물, 나무, 사람의 위치가 달라져 보입니다. 앞에서 볼 때는 평범했던 배치가 뒤에서 보면 흥미로운 배치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 : 숨은 장면의 발견
앞만 보고 걸을 때는 놓치기 쉬운 요소들이 있습니다. 바닥에 생긴 그림자, 유리창에 비친 풍경, 어두운 윤곽(Silhouette - 실루엣)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뒤돌아볼 때 비로소 눈에 들어옵니다.
뒤돌아보기와 함께,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둘러보기
사진 촬영에 익숙해지고 분위기를 잡는 데는 몇 분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감정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촬영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주변 시선은 자연스럽게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촬영에 완전히 빠져들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저는 자주다니던 장소에서도 처음 가본 곳에서도 도착하면 바로 촬영하지 않고 천천히 걷습니다. 사진은 촬영하지 않습니다. 그냥 걷는것을 즐기며 주변풍경을 하나하나 스쳐 지나갑니다. 때론 촬영시간 보다 걷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도합니다.
촬영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빛이 어디서 오는지, 어떤 색이 눈에 띄는지, 재미있는 모양이나 반복되는 무늬가 있는지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무엇을 찍어야 될지 멍하게 서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때는 이유 없이 아무거나 찍습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찍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촬영연습을 하고 사진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촬영하면 좋은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관찰력이 높아집니다.
급하게 찍으면 눈에 보이는 것만 찍게 됩니다. 하지만 천천히 보면 빛의 변화, 그림자의 모양, 색의 대비 같은 숨겨진 요소를 발견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사진을 더 풍부하게 만듭니다.
둘째, 실패가 줄어듭니다.
충분히 관찰한 후 촬영하면 사진 안에서 사물의 배치와 사진의 밝기(Exposure - 노출)를 미리 계획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 확률이 크게 낮아집니다. 처음부터 찍고 싶은 느낌에 가까운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셋째, 자신감이 생깁니다.
처음의 어색함은 누구나 느끼는 것입니다. 촬영에 몰두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촬영 횟수가 늘수록 공공장소에서도 편안해집니다. 결국 촬영 실력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실천하는 팁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매우 좋아져서 전문 카메라 못지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위의 습관들을 실천할 때 유용한 팁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뒤돌아보기를 할 때는 스마트폰 카메라 앱의 격자선 기능을 켜두세요.
격자선(Grid - 그리드)은 화면을 9 등분하는 선입니다. 이 선을 기준으로 찍고 싶은 대상을 배치하면 안정적인 구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카메라 설정에서 격자선 표시 기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역광 상황에서는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해서 밝기를 조절하세요.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화면을 터치하면 그 부분의 밝기를 기준으로 자동 조절됩니다. 어두운 부분을 터치하면 전체가 밝아지고, 밝은 부분을 터치하면 전체가 어두워집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역광에서도 원하는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천천히 관찰할 때는 스마트폰의 연속 촬영 기능을 활용하세요.
셔터 버튼을 길게 누르면 여러 장이 연속으로 찍힙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고르면 됩니다. 특히 움직이는 대상이나 빛이 변하는 순간을 찍을 때 유용합니다.
추천하는 촬영 시간
걸으면서 사진을 찍을 때 빛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대별로 특징을 정리해 봤습니다.
아침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가 첫 번째 추천 시간입니다.
이때는 햇빛이 낮은 각도에서 들어와 부드러운 느낌을 만듭니다. 그림자가 길게 생기고 색감이 따뜻해서 감성적인 사진을 찍기 좋습니다. 특히 주말 아침 산책과 함께 촬영하면 좋습니다.
저녁 시간대인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가 두 번째 추천 시간입니다.
사진가들이 골든아워(Golden Hour - 황금시간대)라고 부르는 시간입니다. 해가 지기 전 햇빛이 황금빛으로 변하면서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뒤돌아보기를 실천하기에 최적의 시간대입니다.
흐린 날에도 촬영할 수 있습니다.
흐린 날은 구름이 자연스러운 확산판 역할을 해서 그림자가 부드럽게 생깁니다. 강한 명암 대비가 없어서 초보자도 실패 없이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색감이 차분해지므로 화사한 느낌을 원한다면 맑은 날을 선택하세요.
저 같은 경우 합성사진에 사용되는 소스사진은 흐린 날에 촬영합니다. 합성할때 어색한부분은 그림자와 빛의 방향입니다. 흐린날 사진에는 그림자와 빛의 방향이 정확하게 표시되지 않고 희미합니다. 합성하기 좋은 조건으로 촬영되는 것입니다.
정리하며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특별한 장소로 멀리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산책하는 동네 골목길에서도 충분히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걷는 방법과 보는 방법입니다.
10걸음에서 20걸음마다 뒤를 돌아보는 습관, 처음 도착해서 2분에서 3분 정도 천천히 둘러보는 습관, 이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이 간단한 습관들이 여러분의 사진 실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줄 것입니다.
오늘부터 산책할 때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나가보세요. 그리고 지나온 길을 한 번씩 돌아보세요. 분명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